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 심층 리뷰: 현재를 마주하며 피어나는 가족의 이야기
KBS2 주말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는 2022년 4월 2일부터 9월 18일까지 방영된 50부작 드라마입니다. 연애와 결혼을 기피하는 현대 사회의 세태 속에서, 나이 꽉 찬 이가(家) 삼 형제가 집안 어른들이 내건 '결혼하는 이에게 아파트를 증여한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걸고 각자의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혼인성사 프로젝트입니다. 이 작품은 결혼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세대와 가치관이 충돌하고 화합하는 과정을 그리며,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따뜻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를 넘어, 현대 사회의 가족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는 메시지성 짙은 드라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결혼 프로젝트, 그 시작과 세 형제의 고뇌
'현재는 아름다워'는 이경철(박인환 분)의 팔순 잔치에서 시작됩니다. 이 잔칫날, 삼 형제는 각자의 연애와 결혼 문제로 인해 어른들로부터 '가장 먼저 결혼하는 자에게 아파트를 증여한다'는 조건을 듣게 됩니다. 이 파격적인 제안은 그동안 결혼에는 관심 없던 세 형제의 인생에 커다란 전환점을 가져오며 드라마의 주요 동기가 됩니다. 이가네 삼 형제는 각자의 직업과 성격, 그리고 결혼관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결혼 상대를 찾아가는지가 드라마의 핵심 줄거리를 형성합니다.
첫째인 이윤재(오민석 분)는 치과의사로서, 공부하고 일하다 보니 어느덧 결혼 시기를 놓친 인물입니다. 그는 책임감이 강하고 다소 내향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이성에게 적극적인 표현이 부족한 편입니다. 그에게는 아파트 증여 조건이 현실적인 동기 부여가 됩니다.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막상 연애에는 서툰 그의 모습은 현대 사회의 많은 '연애 난민'들에게 공감을 얻습니다.
둘째인 이현재(윤시윤 분)는 변호사로서, 세 형제 중 가장 냉철하고 합리적인 성격을 지녔습니다. 그는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지만, 결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굳이 왜 결혼을 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던지며, 사랑과 결혼을 단순한 계약 관계로 생각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런 그가 현미래(배다빈 분)라는 밝고 긍정적인 여성 퍼스널 쇼퍼를 만나면서 점차 변해가는 과정은 드라마의 주요 로맨틱 서사를 이룹니다. 현재는 미래와의 관계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가치와 함께하는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셋째인 이수재(서범준 분)는 퍼스널 트레이너 지망생으로, 세 형제 중 가장 어리고 철이 덜 든 막내입니다. 그는 늘 유쾌하고 활발하며, 주변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는 성격입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는 아직 자립하지 못한 불안정한 청년의 모습을 보입니다. 그의 연애 스토리는 아파트에 대한 순수한 열망에서 시작되며, 나유나(최예빈 분)와의 관계를 통해 성장통을 겪게 됩니다. 이처럼 세 형제는 각기 다른 상황과 방식으로 결혼 프로젝트에 임하며, 현대인들이 결혼에 대해 느끼는 다양한 감정과 고민을 대변합니다.
이러한 설정은 단순히 아파트를 얻기 위한 결혼이라는 표면적인 동기를 넘어,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개인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관계를 맺으며, 결국에는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아파트는 단지 매개체일 뿐, 그 과정을 통해 얻는 것은 진정한 사랑과 가족의 의미임을 드라마는 지속적으로 강조합니다.
2. 다채로운 인물들의 관계와 성장 서사
'현재는 아름다워'는 삼 형제와 그들의 배우자 후보들뿐만 아니라, 이가네 가족 구성원들, 그리고 주변 인물들까지 각자의 서사를 지니고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드라마의 깊이를 더합니다.
이윤재(오민석)와 심해준(신동미 분) 커플은 '재해 커플'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심해준은 윤재의 오랜 친구이자 직장 동료로, 오랫동안 윤재를 짝사랑해온 인물입니다. 그녀는 솔직하고 당당한 매력으로 윤재의 무덤덤한 성격을 흔들며 관계를 발전시켜 나갑니다. 결혼에 서툰 윤재와 적극적으로 관계를 이끄는 해준의 티키타카는 현실 커플의 모습을 보는 듯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이 커플은 오랜 시간 서로를 알아왔기에 더욱 깊은 유대감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해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현재(윤시윤)와 현미래(배다빈) 커플은 드라마의 중심 로맨스를 이끌어갑니다. 현미래는 백화점 퍼스널 쇼퍼로, 밝고 환하며 배려심이 깊고 집안에서 사랑받고 자란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미래는 현재와의 만남을 통해 복잡한 가정사와 얽히게 되지만,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과 현재의 따뜻한 이해 덕분에 역경을 헤쳐나갑니다. 이들의 로맨스는 설렘과 위기를 넘나들며 시청자들에게 큰 감정 이입을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현재가 미래의 아픔을 보듬어주고 함께 해결해나가는 모습은 진정한 사랑의 본질을 보여주며 깊은 감동을 줍니다. 미래가 겪는 '출생의 비밀'은 드라마의 중요한 갈등 요소로 작용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진정한 가족을 찾아가는 과정은 '현재는 아름다워'의 주제 의식을 강화합니다.
이수재(서범준)와 나유나(최예빈 분) 커플은 '재나 커플'로 불리며 풋풋하고 현실적인 연애 서사를 보여줍니다. 나유나는 제빵사의 꿈을 키우는 밝고 착한 인물입니다. 수재는 아파트라는 목표를 위해 유나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지만, 진심이 담긴 사랑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겪습니다. 이들의 관계는 다소 어설프고 때로는 실수도 저지르지만, 젊은 세대의 솔직하고 꾸밈없는 사랑을 표현합니다. 막내 커플은 과거 KBS 주말드라마에서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이들의 성장은 젊은 세대가 겪는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사랑과 꿈을 어떻게 지켜나가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이경철(박인환)과 그의 자녀들인 이민호(박상원 분), 한경애(김혜옥 분) 등 대가족 구성원들의 이야기가 드라마의 큰 축을 이룹니다. 이들은 각자의 삶을 살아온 다양한 세대의 인물들이지만, 결국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으며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배우들의 연기 호흡도 뛰어났습니다.
3. '현재는 아름다워'가 담아낸 사회적 메시지와 가족애
'현재는 아름다워'는 단순히 세 커플의 로맨스를 넘어, 현대 사회의 다양한 사회적 문제와 가족의 의미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첫째, '연애와 결혼 기피 현상'에 대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드라마는 청년 세대가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이유를 현실적으로 보여주면서, 그 근본적인 원인을 고민하게 만듭니다. 경제적 어려움, 비혼주의 확산, 개인주의 심화 등 복합적인 요인들을 인물들의 서사를 통해 풀어냅니다. 그리고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사랑'과 '가족'이라는 본질적인 가치를 제시합니다. 아파트 증여라는 물질적인 조건으로 시작된 관계가 결국 진정한 사랑으로 발전하고, 그것이 가족을 이루는 과정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결혼의 의미를 다시금 환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둘째, '출생의 비밀'이라는 한국 드라마의 클리셰를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탐구합니다. 극 중 현미래가 겪는 출생의 비밀은 드라마 초반에는 갈등의 씨앗이 되지만, 결국은 혈연을 넘어선 사랑과 보살핌이 진정한 가족을 이룬다는 메시지로 승화됩니다. 새로운 만남과 가족의 사랑 속에서 만삭의 며느리들이 출산에 임하는 장면 등은 혈연 이상의 따뜻한 가족애를 강조합니다. 이러한 전개는 '착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으며, 막장 요소가 아닌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족의 의미를 확장했습니다.
셋째, '대가족'이라는 주제를 통해 잊혀져 가는 공동체적 가치를 환기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대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며, 세대 간의 소통과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할아버지 이경철을 중심으로 한 이가네 대가족은 끊임없이 소통하고, 서로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갈등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는 개인주의가 팽배한 시대에 공동체의 따뜻함과 지지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것입니다. 드라마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을 등장시키며,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가족의 모습들을 담아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선합니다.
이처럼 '현재는 아름다워'는 혼인성사 프로젝트라는 유쾌한 설정 속에 현대 사회의 고민과 진정한 가족의 가치를 녹여내며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는 가족 드라마의 전통적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도, 동시대적 문제의식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4. 완성도와 시청자 반응, 그리고 드라마가 남긴 의미
'현재는 아름다워'는 주말드라마로서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윤시윤, 오민석, 신동미 등 믿고 보는 베테랑 배우들과 배다빈, 서범준, 최예빈, 김강민 등 대세 신인 배우들이 조화를 이루어 각자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 호흡도 뛰어났습니다.
드라마는 '착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으며, 과도한 자극이나 불필요한 갈등보다는 따뜻하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려 노력했습니다.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이 종종 제기되는 주말극 장르에서, 가족애와 삶의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며 시청자들에게 편안함과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이는 많은 시청자들이 주말 저녁 시간에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는 드라마를 찾고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했습니다.
물론, 일부 시청자들은 출생의 비밀과 같은 전통적인 드라마 클리셰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이러한 요소를 막장 전개로 사용하기보다는, 가족의 범주와 사랑의 본질을 확장하는 서사적 장치로 활용하여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최종회에서는 팔순 잔치와 두 며느리의 출산이 임박하는 장면이 겹쳐지며, 새로운 생명의 탄생과 함께 가족의 확장이라는 의미를 강조하는 해피엔딩을 맞았습니다. "현재는 진짜 아름다웠다"는 평가처럼, 주인공들이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며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결론적으로 '현재는 아름다워'는 결혼이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대가족이라는 잊혀져 가는 가치를 다시금 조명하며, 혈연을 넘어선 진정한 가족애를 이야기한 작품입니다. 복잡한 사회 문제 속에서 길을 잃은 청년 세대와, 변화하는 가족의 형태 속에서 방황하는 기성세대 모두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우리 삶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선사했습니다.